삼성전기는 전자제품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눈에 보이는 완제품(스마트폰, TV, 자동차)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아주 작은 부품들을 만들죠. 크게 세 가지 사업으로 돈을 법니다.
| 사업부문 | 주요 제품 | 2025년 매출 | 비중 | 영업이익 |
|---|---|---|---|---|
| 컴포넌트 |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인덕터, 칩저항 | 5조 1,985억원 | 45.95% | 6,094억원 |
| 패키지솔루션 | 반도체패키지기판 | 2조 3,018억원 | 20.34% | 1,352억원 |
| 광학솔루션 | 카메라모듈 | 3조 8,142억원 | 33.71% | 1,687억원 |
컴포넌트(MLCC) 가 이 회사의 핵심이자 돈줄입니다. MLCC는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초소형 부품으로, 전자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스마트폰 한 대에 약 1,000개, 전기차 한 대에 약 1만 5,000개가 들어갑니다. 워낙 다양한 곳에 대량으로 쓰이다 보니, 잘 만드는 회사가 아주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패키지솔루션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주는 기판을 만듭니다. CPU나 GPU 같은 고성능 반도체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이 기판이 필요합니다.
광학솔루션은 스마트폰과 자동차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을 만듭니다. 렌즈 설계부터 손떨림 방지(OIS) 기능,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주요 고객은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전체 매출의 약 27%)이며, 나머지 73%는 애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Tier-1), AI 서버 업체 등 다양한 고객에게 판매합니다. 2025년 전체 매출의 96%가 해외 수출입니다.
2025년 핵심 성과: 매출 11조 3,145억원(전년 대비 +10%), 영업이익 9,133억원(+24%)
이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왜 성장했느냐"입니다. 단순히 경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AI 서버와 전기차라는 두 개의 구조적 성장 엔진 덕분입니다.
글로벌 MLCC 시장 점유율은 일본 무라타(40%)가 압도적 1위이고, 삼성전기가 23%로 2위입니다. TDK와 타이요유덴이 각각 10~13%로 뒤를 잇습니다.
숫자만 보면 1위와 격차가 크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고부가 시장에서 구도가 다릅니다. AI 서버용 고성능 MLCC에서는 무라타와 삼성전기 단 두 회사가 전체 시장의 약 85%를 나눠 갖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을 무기로 범용 제품 시장을 공략해도, 온도와 전압에 대한 내구성이 극도로 중요한 AI 서버·전장 시장에서는 진입조차 못 하는 현실입니다.
삼성전기가 경쟁에서 버티는 이유는 기술 장벽입니다. MLCC를 만들려면 세라믹 재료를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게 수백 층 쌓는 초정밀 공법이 필요합니다. 이 노하우는 수십 년 축적된 것이라 돈만 있다고 금방 따라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가동률이 99%에 달할 만큼 생산라인을 풀가동해도 수요를 맞추기 버거운 상황입니다.
매출은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 줄었습니다. 이유는 서버·AI용 고부가 기판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선행됐기 때문입니다. BGA기판(반도체 패키지에 쓰이는 기판) 시장 점유율은 15%로 전년(16%) 대비 소폭 하락했습니다. Ibiden, Shinko 등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으며, 현재는 '투자 선행, 수익 후행' 국면에 있습니다.
매출 성장은 0.4%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이 23% 뛰었습니다. 물량을 늘리기보다 폴디드줌(망원 카메라를 접이식으로 구현하는 기술), 파워프리즘 등 고사양 제품 비중을 높인 결과입니다.
MLCC 시장은 AI와 전기차라는 두 가지 메가트렌드로 구조적 성장 중입니다.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보다 5~10배 많은 MLCC가 탑재됩니다. 전기차(xEV)도 자율주행 기능(ADAS)이 고도화될수록 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 수량이 급증합니다. 차량 1대 기준으로 2016년 약 2,000개이던 탑재량이 2024년에는 약 7,000개로 늘었습니다.
베팅 1 — AI 서버용 초고용량·고전압 MLCC AI 가속기(엔비디아 GPU 등)는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는데, 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고용량·고전압 MLCC가 필수입니다.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서 무라타와 단 둘이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수록 → 고성능 MLCC 수요가 늘고 →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삼성전기의 수익성이 개선됩니다. 2025년 연구개발비만 7,870억원(매출 대비 7.0%)을 쏟아부었습니다.
베팅 2 — AI 가속기용 패키지기판(FCBGA) GPU나 AI 칩을 메인보드에 연결하는 초고성능 기판입니다. 칩렛(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기술) 기술이 확산될수록 기판의 정밀도 요구가 높아집니다. 삼성전기가 이 기판을 납품하면 → AI 반도체 출하량에 비례해 수익이 따라옵니다. 2025년 '고성능 AI 가속기용 FCBGA 기판 개발'을 완료했고, 유리기판(Glass 기판)이라는 차세대 소재 개발도 준비 중입니다.
베팅 3 — 전장용 카메라모듈과 MLCC 자동차에 부착되는 카메라와 MLCC 모두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고도화로 차량 한 대당 카메라 탑재 수량이 늘고, 화질 요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기는 전통 자동차 부품 강자(무라타, TDK)와 달리 카메라까지 공급하는 독특한 포지션을 갖추고 있어, 자동차 고객사에 묶음 공급이 가능합니다.
삼성전자 의존 구조 매출의 약 27%가 삼성전자와 그 계열사에서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판매에 부진하거나, 내부 부품 조달 전략을 바꾸면 삼성전기는 즉각 타격을 받습니다. 단일 고객사 의존도가 이 수준이라는 것은 협상력 면에서도 불리합니다.
패키지솔루션의 수익성 회복 지연 리스크 서버·AI용 고부가 기판으로 전환하는 데 대규모 설비투자가 선행됩니다. 2025년에도 영업이익이 줄었는데, 고객사들의 채용 결정이 늦어지거나 시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한다면 투자 회수까지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단기 차입금 규모 확대 2025년 말 단기차입금이 2조 3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나 증가했습니다. 이 중 약 1조 2,139억원이 매출채권 할인(매출채권을 은행에 조기 현금화하는 방식)이라 당장 심각하지는 않지만, 조달 구조가 단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금리 환경 변화에 취약합니다.
무라타의 공격적 증설 1위 업체 무라타가 2조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 투자에 맞대응해야 하는데, 투자 규모 면에서 아직 뒤처져 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앞으로도 수년간 이어진다면, 삼성전기의 AI 서버용 MLCC와 패키지기판 수요는 지속 증가합니다.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업체가 전 세계에 무라타와 삼성전기밖에 없다는 구조적 희소성이 이 논리의 핵심입니다.
"전장용 MLCC는 이제 막 궤도에 오르고 있다"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점유율은 2022년 4%에서 2025년 약 15~18%로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전장용은 IT용보다 단가가 4배 이상 높고, 한 번 납품처로 선정되면 교체가 어렵습니다. 진입이 늦은 만큼 아직 성장 여지가 크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연구개발비 7%는 미래를 위한 씨앗이다" 매출의 7%인 7,87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유리기판, AI 가속기용 기판, 2억 화소 연속줌 카메라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 시작하면 성장 모멘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1위 무라타와의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글로벌 MLCC 점유율 40% 대 23%라는 격차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무라타는 삼성전기보다 훨씬 큰 규모로 투자를 집행 중이고, AI 서버용에서도 45% 대 40%로 여전히 앞서 있습니다.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 수준이라면 기대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입니다.
"패키지솔루션의 수익성 회복 시점이 불확실하다" AI 가속기용 FCBGA 기판 시장에서 삼성전기가 실제로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리기까지 고객사의 채용 결정, 공정 승인, 양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투자는 이미 집행되고 있는데 수익은 언제 따라올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이 논리의 핵심입니다.
"삼성전자 의존도가 구조적 리스크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에게 점유율을 잃거나 스마트폰 자체 수요가 정체되면, 삼성전기의 가장 큰 고객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매출 비중 27%는 단순 숫자가 아니라, 그 기업의 부침을 그대로 따라가게 되는 구조입니다.
본 보고서는 공개된 사업보고서 및 뉴스 자료를 기반으로 한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