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한전)는 국내 전기의 절대다수를 공급하는 국가 전력 인프라의 심장부입니다. 쉽게 말해, 집에서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는 순간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전국 2,543만 가구와 산업체에 전기를 팔고, 그 과정에서 발전·송배전(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끌어와 각 가정과 공장으로 나눠주는 망)·판매의 전 과정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업구조는 네 개의 톱니바퀴로 맞물려 있습니다.
| 사업부문 | 주요 회사 | 2025년 매출 | 비중 |
|---|---|---|---|
| 전기판매 | 한국전력공사(본체) | 95조 5,362억원 | 65.8% |
| 원자력발전 | 한국수력원자력 | 15조 3,467억원 | 10.6% |
| 화력발전 |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5사 | 28조 7,110억원 | 19.8% |
| 기타(설계·정비·IT 등) | 한전기술·한전KPS·한전KDN 등 | 5조 5,265억원 | 3.8% |
내부거래 제거 후 연결 매출 합계: 97조 4,294억원
돈을 버는 구조는 이렇습니다. 한전 자회사(한수원, 5개 화력발전사)와 민간발전사가 만든 전기를 전력거래소에서 평균 133.40원/kWh에 사 와서, 가정·기업에 평균 170.4원/kWh에 팝니다. 이 차이(마진)가 한전의 핵심 수익원입니다. 그러나 이 단가는 정부 인가를 받아야 올릴 수 있어 가격 결정권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성입니다.
주력 제품인 전기는 용도에 따라 7가지 요금제(주택·일반·교육·산업·농사·가로등·심야)로 나뉘며, 2025년 기준 가장 비싼 것은 산업용(181.90원/kWh), 가장 저렴한 것은 농사용(88.55원/kWh)입니다.
한전은 경쟁이 없는 시장에서 운영됩니다. 전기 판매 시장에서 한전은 법적으로 구역전기사업자 지역을 제외한 전국 독점 판매사입니다. 민간발전사(SK E&S, GS EPS, 포스코에너지 등)는 전기를 만들어 한전에 팔 수 있지만,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팔 수는 없습니다(일부 직접 PPA 등 예외 존재). 국내 발전설비 156,563MW 중 한전 그룹사(한수원+5개 발전사)가 약 83,000MW, 점유율 약 53%를 차지하고 있고, 민간 포함 시 전력판매 시장에서의 한전 점유율은 사실상 100%입니다.
2025년은 한전에 꽤 좋은 해였습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1.3% 급증해 13조 4,906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판매단가가 올랐습니다. 2024년 10월에 시행한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2025년 전체에 걸쳐 반영되면서 평균 판매단가가 162.9원에서 170.4원으로 7.5원/kWh 올랐습니다.
둘째, 연료비가 떨어졌습니다. 국제 LNG·석탄 가격 하락으로 전력 구입 단가가 전년 대비 3.02원/kWh 줄었고, 연료비 총액이 무려 3조 1,014억원이나 감소했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 셈입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아직 416.9%로 높습니다. 2022~2023년 연료비 급등 때 누적된 적자 탓에 차입금·사채 합계가 129조원에 달하며, 매년 3조원 수준의 이자 비용이 나갑니다.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빚 갚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원자력발전 부문은 이 중 가장 수익성이 좋습니다. 한수원의 원전 이용률이 84.6%(최근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력판매단가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 증가했습니다. 반면 화력발전 부문은 전력시장 가격(SMP, 계통한계가격)이 128.4원에서 112.7원으로 12%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23.7% 줄었습니다.
산업 방향성: 전기 먹는 세상이 오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반도체 공장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5년 2월)에서 2038년까지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핵심 전원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국가가 전기 수요 증가를 공식화했다는 것은, 한전의 판매 볼륨이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회사의 투자: 세 가지 큰 베팅
① 원전 수출 — 체코 두코바니 수주 성공, 이제 실전이다 2025년 6월, 한수원과 한전기술 등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5·6호기(수주총액 약 25조 8,608억원)를 계약 체결했습니다. 원전은 건설이 시작되면 → 핵연료·설비·인력 등 수십 년치 후속 계약이 줄줄이 따라오고 → 최종적으로 해당 국가가 새 원전을 짓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한국에 연락하는 구조입니다. UAE 경험으로 한번 증명했고, 이제 유럽에서도 K-원전의 레퍼런스를 쌓는 단계입니다.
② 해외 신재생 발전사업 — 중동에서 대규모 태양광·풍력 수주 2025년 기준 사우디 사다위 태양광(총사업비 약 1조 5천억원), 괌 요나 ESS 연계 태양광(약 7천억원), 사우디 다와드미 풍력(1,500MW, 약 1조 2천억원)을 수주했습니다. 해외에서 발전소를 직접 짓고 운영하면 → 수십 년간 전력판매 수익이 들어오고 → 이 실적을 기반으로 다음 입찰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③ 새 원전 국내 건설 — 새울 3호기 준공 임박,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 새울 3호기가 2025년 12월 운영허가를 취득해 2026년 9월 상업운전 예정이고, 신한울 3·4호기는 2025년 말 기준 공정률 28.1%로 2033년 준공 목표입니다. 원전이 하나 더 돌아가기 시작하면 → 한수원 발전량이 늘고 → 한전이 싸게 살 수 있는 원자력 전기가 늘어나 → 전체 전력 구입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납니다. 원전은 한전 그룹사 내에서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기 때문입니다(원자력 발전단가: 82.33원/kWh, 화력평균 대비 절반 수준).
[1] 전기요금은 정부가 결정한다 — 원가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다 한전이 전기를 더 비싸게 팔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인가가 필요합니다. 2022~2023년 연료비가 폭등할 때 요금 인상이 지연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가 났고, 그 결과 현재 129조원의 차입금 부담이 남아 있습니다. 미래에도 연료비 급등이나 탄소비용 상승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면, 요금 인상이 늦어지는 구간에 다시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
[2] 아직 남아 있는 부채 더미 — 이자 비용이 연간 3조원 2025년 말 기준 차입금·사채 합계가 129조 7,693억원입니다. 매년 금융비용으로 3조원이 빠져나가는 구조입니다. 금리가 올라가거나 차환(만기 도래한 채권을 새로 발행해 갚는 것)이 불리한 조건에 이루어지면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3] 원전 건설·계속운전 인허가 지연 리스크 신한울 3·4호기, 고리 2호기 등 계속운전 신청 원전들이 규제기관의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심사가 지연되거나 조건부 승인으로 추가 설비 투자가 필요해지면, 예상했던 원전 발전량 확보가 늦어져 수익 계획에 차질이 생깁니다.
[4] 해외사업 확대에 따른 지정학·환율 리스크 체코·UAE·사우디·이집트 등 다양한 지역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정치 상황 변화나 발주처와의 분쟁이 발생하면 대규모 손실이 날 수 있고, 외화 부채·외화 채권 규모가 크기 때문에 환율 변동(원화 가치 하락 시 차입금 상환 부담 증가)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연료비 하락과 요금 정상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간이다" 2025년 국제 LNG·석탄 가격 안정세 + 2024년 10월 요금 인상 효과가 맞물리며 영업이익이 61% 급증했습니다. 정부가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추가 요금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 경우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국내 원전 확대가 한전 그룹사 전체의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 원전은 화력발전보다 훨씬 싸게 전기를 만듭니다(82원 vs 145~160원/kWh). 새울 3호기 상업운전, 신한울 3·4호기 완공이 진행될수록 → 전체 전력 구입 단가가 낮아지고 → 마진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입니다.
"체코 원전을 시작으로 글로벌 원전 수출이 본격화된다" 체코 두코바니 계약(25조원대)을 시작으로 필리핀·말레이시아·우간다 등 신흥국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원전 수출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장기 수익원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해외사업 성과에 따라 성장 기대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채 해소까지 갈 길이 멀고 그 과정에서 유사시 다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129조원의 차입금은 단기에 해소될 수 없습니다. 연료비가 다시 뛰거나, 정치적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이 막히면 2022~2023년처럼 대규모 적자가 재연될 수 있습니다. 흑자 전환이 '구조적 개선'인지 '일시적 회복'인지는 아직 판단이 이릅니다.
"전기요금 가격 결정권이 없는 유틸리티 기업은 이익의 천장이 정부에 달려 있다" 일반 기업처럼 원가 상승분을 즉각 가격에 반영할 수 없습니다. 한전의 수익성은 결국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과 연료 시장 환경의 '운'에 상당 부분 의존합니다. 이익의 상한과 하한 모두 외부 변수에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는 리스크가 크고, 회수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체코 원전은 계약 체결 후 완공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며, 중동 태양광·풍력 프로젝트도 건설부터 수익 실현까지 수년이 소요됩니다. 이 기간 중 지정학적 리스크, 발주처 요구 변경, 비용 초과 등이 발생하면 기대 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분석은 2025년 사업보고서(제65기, 2025.1.1~12.31)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