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이름만 보면 백화점 회사 같지만, 실제로는 세 개의 완전히 다른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복합 유통·제조 그룹입니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 (2025년 기준)
| 사업부문 | 매출 (억원) | 비중 | 영업이익 (억원) |
|---|---|---|---|
| 백화점 | 24,377 | 57.6% | 3,934 |
| 면세점 | 10,140 | 24.0% | 2 |
| 가구 제조 (지누스) | 9,132 | 21.6% | 255 |
| 내부거래 제거 등 | (1,346) | - | (412) |
| 합계 | 42,303 | 100% | 3,779 |
백화점·아울렛 — 전국 13개 백화점과 10개 아울렛을 운영합니다. 협력 브랜드들이 현대백화점의 공간을 빌려 물건을 팔면, 현대백화점은 수수료(판매 금액의 일정 %)를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백화점 매출의 약 89%가 이런 상품 수수료 매출이고, 나머지 11%가 공간 임대 등 용역 매출입니다.
면세점 (현대디에프) — 현재 삼성동 무역센터점, 인천공항 DF7·DF5 구역을 운영합니다.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여행자를 대상으로 수입 명품·국산품을 세금 없이 파는 곳입니다. 2025년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알짜 거점만 남겼습니다.
가구 제조 (지누스 Zinus) — 2022년 현대백화점 그룹이 인수한 회사입니다. 핵심 제품은 '매트리스 인 어 박스(Mattress-in-a-Box)' — 매트리스를 압축해서 택배 박스 크기로 줄여 온라인으로 파는 방식입니다. 매출의 93%가 수출이고, 그 대부분이 미국입니다. 아마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매트리스 브랜드입니다.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곳은 단연 백화점 부문입니다. 영업이익의 104%를 백화점이 책임지고, 나머지 두 부문이 합산 영업이익을 조금 깎아먹는 구조입니다.
국내 백화점 시장은 롯데(35.2%) → 신세계(33.0%) → 현대(22.5%)의 순서로 매출 점유율이 갈립니다. 점포 수도 롯데가 가장 많고, 현대가 가장 적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숫자가 있습니다. 점포당 평균 매출로 보면 신세계가 4,812억원, 현대가 3,347억원, 롯데가 2,223억원입니다. 롯데는 전국에 점포를 많이 깔았지만 개별 점포의 알짜는 약한 편이고, 현대는 수가 적지만 하나하나가 알차게 돌아갑니다.
이 효율의 비결은 '더현대' 전략입니다. 더현대서울(여의도), 더현대대구처럼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라 공원, 팝업, 식음료를 결합한 '오감 체험 공간'으로 설계해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더현대서울은 2024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또 현대 판교점은 2025년 연매출 2조원을 처음 돌파해 전년 대비 17% 성장했습니다.
단, 롯데와 신세계가 강남·잠실·센텀시티 같은 초고매출 거점을 확보한 반면, 현대는 신세계 강남점(3.7조원), 롯데 잠실점(3.3조원)에 필적하는 '3조 점포'가 아직 없습니다. 시장 점유율 방어보다 신규 거점 확보가 현재 가장 큰 과제입니다.
지누스는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1위 기업입니다. 경쟁사인 캐스퍼(Casper), 터프트앤니들(Tuft&Needle), 루시드(Lucid) 등이 있지만, 리뷰 수, 가격 경쟁력, 배송 인프라 모두에서 앞섭니다. 고객이 지누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 같은 품질이면 압도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중국 자체 공장을 통한 원가 통제가 이 가격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다만 2023년 9,523억원 → 2024년 9,204억원 → 2025년 9,132억원으로 매출이 3년 연속 하락세입니다. 핵심 제품인 Non-Mattress(소파, 침대 프레임 등)의 매출이 줄고, 주력 매트리스만 근근이 버티는 모양새입니다.
백화점 산업은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옮겨간 중저가 소비 수요는 돌아오지 않지만, 명품·체험·고급 식음료 소비는 오히려 오프라인 대형 백화점에 집중되는 흐름입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빅3 백화점의 57개 점포 중 성장한 점포는 단 18개에 불과했지만, 상위 10개 점포는 일제히 성장했습니다. 쉽게 말해 좋은 거점이 있으면 더 커지고, 그렇지 않으면 줄어드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1. 더현대부산 (2027년 개점 목표) 총 9,183억원을 투자해 부산에 더현대 브랜드의 복합쇼핑몰을 짓고 있습니다. 2025년 말까지 3,785억원을 투자했고 향후 5,398억원이 더 필요합니다. 더현대서울이 여의도 상권을 새로 만들었듯 → 더현대부산이 부산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으면 → 영남권 고급 소비 수요를 독점하는 기회가 생깁니다.
2. 더현대광주 (2029년 개점 목표) 14,547억원을 투자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현대백화점이 현재 광주·전남 지역에 거점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 신규 상권 창출 효과가 기대됩니다. 다만 투자금이 가장 크고 완공까지 시간도 남아 있어 이 프로젝트의 성패가 향후 그룹 전체의 성장률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3. 지누스의 제품 다변화와 글로벌 확장 지누스는 매트리스 의존도를 낮추고 소파, 테이블 등 가구 전반으로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캐나다·일본·호주·유럽·동남아 등 아마존이 진출한 국가로 순차 확장하고 있습니다. 매트리스 한 품목의 아마존 1위 브랜드 → 온라인 가구 종합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바꾸는 것이 장기 전략입니다. 압축 포장 기술과 리뷰 자산, 물류 인프라가 이 확장의 토대입니다.
더현대부산(9,183억), 더현대광주(14,547억), 경산아울렛(3,580억) 등 총 2조 7,310억원의 신규 출점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 이 중 향후 투자 잔여액만 1조 9,770억원입니다. 더현대서울의 성공이 반복될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특히 더현대광주는 규모가 가장 크고 완공이 2029년으로 가장 늦어 경기 불확실성에 오랜 기간 노출됩니다. 소비 침체가 길어지면 투자 대비 회수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지누스 매출의 90%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생산 기지의 상당 부분이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있습니다. 2025년 미국의 대중국·대인도네시아 관세 강화 기조가 지속되면 생산 원가가 오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보고서에서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불확실성이 언급됐고, 이것이 매출 성장을 막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 구축은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초기 감가상각 부담이 수익성을 제약합니다.
현재 무역센터 시내면세점 특허가 2028년에 만료됩니다. 면세점 사업은 국가 특허 없이는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롯데·신라 등 대형 면세점과의 점유율 경쟁도 지속되고 있어, 특허 갱신이 불발되거나 조건이 나빠질 경우 시내 면세 사업에 타격이 옵니다.
더현대부산이 서울처럼 터진다 2027년 개점 예정인 더현대부산이 더현대서울처럼 기존 상권을 뒤집는 앵커 점포로 자리 잡으면, 영남 광역 상권을 새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더현대서울 개점 후 현대백화점의 점포당 매출 효율이 뛰었던 것처럼, 부산 성공 시 전체 영업이익률이 단계적으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지누스의 Non-Mattress 카테고리 반등 매트리스 외 소파·가구 매출이 최근 2~3년간 역성장 중입니다. 만약 신제품 출시와 아마존·월마트 입점 확대로 Non-Mattress 비중이 다시 30%를 넘기 시작하면, 전체 가구 부문 매출 반등과 동시에 매트리스보다 마진이 높은 제품 믹스 개선이 일어납니다.
면세점의 완전한 흑자 정착 2025년 동대문점 폐점 이후 면세 부문이 영업이익 2억원으로 겨우 흑자전환했습니다. 인천공항 이용객 증가와 무역센터점 고마진 상품 구성 강화가 이어지면, 수십~수백억원 수준의 안정적 이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대규모 신규 출점의 동시 부진 더현대부산·광주 두 프로젝트가 예상만큼 집객에 실패하면, 2조원 이상의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비 부담이 영업이익을 수년간 압박합니다. 특히 완공 시점(2027~2029년)이 국내 소비 경기 회복 여부와 맞물려 있습니다.
지누스의 미국 관세 추가 인상 미국이 인도네시아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반덤핑 제소가 재개될 경우, 지누스는 원가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중저가 매트리스 시장에서 마진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습니다. 매출의 90%가 미국에 집중된 구조에서 이 리스크는 그룹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줍니다.
본 보고서는 현대백화점(069960) 2025년 사업보고서(제24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