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는 리튬이온배터리에 들어가는 분리막(LiBS, Lithium-ion Battery Separator) 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분리막은 배터리 안에서 양극과 음극이 닿지 않게 막아주는 얇은 필름인데, 동시에 리튬이온이 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도록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쉽게 말해, 배터리가 폭발하지 않게 해주는 안전장치이자 배터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입니다.
분리막은 배터리 셀 전체 원가의 약 10~16%를 차지하는 고부가 소재로, 기술장벽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소수 업체만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SKIET는 2004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LiBS 생산기술을 독자 개발한 회사입니다.
| 구분 | 2025년 (제7기) | 2024년 (제6기) | 2023년 (제5기) |
|---|---|---|---|
| 매출액 | 2,619억 원 | 2,179억 원 | 6,483억 원 |
| 영업이익(손실) | -2,464억 원 | -2,910억 원 | 501억 원 |
매출은 100% 분리막 단일 제품으로 구성됩니다. 수출, 내수, 해외판매(현지법인을 통한 판매)의 세 채널이 있으며, 폴란드 법인을 통한 해외판매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SKIET는 배터리 셀 제조사에 직접 납품합니다. 주요 고객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고객 계열 | 2025년 매출 비중 |
|---|---|
| A 계열 (최대 고객) | 68% |
| B 계열 | 13% |
| C 계열 | 12% |
| 기타 | 7% |
고객사 명칭은 영업기밀로 공개되지 않지만, SK온(에스케이온)이 주요 계열사 고객 중 하나임이 장기공급계약 공시를 통해 확인됩니다. 생산기지는 한국 증평, 중국 창저우, 폴란드 실롱스크 세 곳이며, 2025년 말 기준 총 생산 능력은 14.0억 ㎡입니다.
글로벌 분리막 시장은 크게 두 개의 세계로 나뉩니다. 중국 포함 전체 시장에서는 중국 창신신소재(SEMCORP)가 독주하며, 중국 업체들이 전체 출하량의 약 68~75%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을 제외한 시장, 즉 한국·일본·유럽·북미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납품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는 다른 그림이 펼쳐집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 시장에서는 일본 아사히카세이가 1위, SKIET가 2위, 일본 도레이와 한국 WCP(더블유씨피)가 뒤를 잇고 있습니다.
SKIET가 특히 강점을 가진 곳은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시장입니다. 티어1이란 테슬라·폭스바겐·현대차 같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에 들어가는 고품질 제품을 의미합니다.
기술력이 먼저입니다. SKIET는 세계 최초로 5㎛(마이크로미터) 박막 분리막을 개발했고, 세계 최초로 양면 동시 코팅(CCS, Ceramic Coated Separator) 기술을 상업화했습니다. 분리막이 얇을수록 배터리에 활물질을 더 많이 넣을 수 있어 에너지 밀도가 높아집니다. 또한 세라믹 코팅은 고온에서도 분리막이 수축하지 않아 배터리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킵니다.
또 하나의 강점은 공정 균일성입니다. 분리막은 수천 개의 셀에 정확히 같은 두께와 기공 크기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균일성이 흔들리면 배터리 셀 간 성능 편차가 생기고,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리콜 리스크로 이어집니다. SKIET는 이 균일성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2025년 SKIET의 영업손실은 2,464억 원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폴란드에 대규모 공장을 지어놨는데,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가동률이 낮아 고정비 부담이 그대로 손실로 잡히고 있습니다. 매출원가(4,094억 원)가 매출액(2,619억 원)을 훌쩍 넘는 구조입니다.
분리막 시장은 전기차 외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얻었습니다. ESS(에너지저장장치) 와 로봇·휴머노이드입니다. 재생에너지 확대, 데이터센터 증가로 ESS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AI 기반 로봇 산업도 배터리 수요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있더라도 배터리 자체의 수요처는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베팅 1: 폴란드 공장을 통한 유럽·북미 시장 선점 유럽 완성차 메이커들은 배터리 공급망을 중국에서 탈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SKIET는 이미 폴란드 실롱스크에 공장을 지어 유럽 현지 생산 체계를 갖췄습니다. 유럽 OEM들이 현지 생산 분리막을 요구하면 → SKIET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이 올라가고 → 고정비 부담이 해소되며 → 흑자 전환이 가능해집니다. 2025년 폴란드 법인은 매출 1,585억 원에 당기순이익 406억 원을 냈습니다. 전년 대비 506.9% 증가한 실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상태입니다.
베팅 2: ESS 시장 공략 ESS용 배터리는 장수명과 안전성이 핵심입니다. SKIET는 EV·IT 배터리에서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ESS 시장에 이미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ESS 시장이 성장하면 → EV 수요 정체를 메울 수 있고 → 가동률 회복으로 손익이 개선됩니다.
베팅 3: R&D 내재화를 통한 차세대 기술 확보 2024년 5월, SKIET는 SK이노베이션에 위탁하던 연구개발 기능을 직접 흡수했습니다(9,321백만 원에 영업양수도). 이제 전고체 배터리용 복합 소재 분리막, CO2 포집용 신소재 분리막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자체적으로 추진합니다. 차세대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 기존 분리막보다 고부가 제품 납품이 가능하고 → 단가와 마진이 개선됩니다.
외부 리스크 1: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중국 분리막 업체들은 자국의 막대한 정부 지원과 낮은 원가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미 글로벌 출하량의 70% 이상을 중국 업체가 장악한 상황에서, 이들이 유럽이나 한국 배터리 시장까지 침투한다면 SKIET의 단가와 점유율은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됩니다.
외부 리스크 2: 정책 불확실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관세 정책은 북미 배터리 시장 전체에 불확실성을 만들고 있습니다. SKIET가 검토 중인 북미 투자(2028년 상업가동 목표)의 경제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내부 리스크 1: 재무 부담 2025년 말 순차입금이 1조 2,352억 원에 달합니다. 총 차입금 1조 6,889억 원 중 1년 내 만기 도래 비중이 35%입니다. 영업 현금흐름이 -334억 원인 상황에서 이자 부담과 상환 압박이 지속됩니다.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 회복이 지연될수록 재무 체력은 계속 소진됩니다.
내부 리스크 2: 고객 편중 최대 고객 A계열이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합니다. 이 고객사가 내부 생산이나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할 경우 SKIET의 매출은 즉각적인 타격을 받습니다.
① 폴란드 공장 가동률 회복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되거나 ESS 수요가 급증하여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이 정상 수준으로 올라오면, 현재 적자의 핵심 원인인 고정비 문제가 해소됩니다. 이미 폴란드 법인은 2025년에 흑자 전환을 달성했습니다. 가동률만 더 올라온다면 연결 기준 흑자 전환도 가시권에 들어옵니다.
② 배터리 공급망 탈중국 가속화 미국·유럽의 중국산 배터리 소재 제재가 강화될수록, SKIET는 '중국 아닌 선택지' 중 기술력과 생산 거점 모두를 갖춘 거의 유일한 업체로 부각됩니다. 이 경우 단가 협상력도 높아집니다.
③ ESS·로봇 시장의 구조적 성장 전기차 의존도를 낮추고 ESS와 로봇향 배터리 수요가 SKIET의 새로운 매출로 연결된다면, 전기차 사이클과 무관하게 성장 기반이 다각화됩니다.
① 전기차 캐즘의 장기화 전기차 수요 회복이 2027~2028년 이후로 밀린다면, 폴란드 공장 가동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1조 2천억 원대 순차입금 부담이 계속 누적됩니다. 재무적 한계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② 최대 고객사의 이탈 또는 내재화 A계열(전체 매출의 68%)이 분리막을 자체 생산하거나 중국 업체와 거래를 시작한다면, SKIET의 매출 기반 자체가 흔들립니다. 고객 다변화 진행 속도가 이 시나리오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③ 중국 업체의 비중국 시장 진입 성공 IRA나 유럽의 규제가 완화되어 중국 분리막 업체들이 북미·유럽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면, SKIET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은 가격 압박에 노출됩니다.
본 보고서는 공시된 사업보고서 및 공개된 시장 정보를 바탕으로 한 참고용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